본문 바로가기
인생은 코미디처럼

내 말투가 어때서 그래?

by 글링 2024. 12. 6.
반응형
SMALL

2024년이 30일도 남지 않은 지금, 올해의 나를 돌이켜보라면 잘한것과 못한 것이 극명하게 나뉜다.

"나 정말 열심히 살았어.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그리고,

"사람과의 관계를 좀 더 중요시 해야겠어."

 

사람들과의 트러블은 피곤해하는 편이라 피하려고 하는 편이다.

내가 더 참고, 이해하려 애쓰고, 속에 담아두는 편이다.

 

하지만 회사 일이 되니 사람들과의 마찰은 필연이 되고,

피하는 것만 잘 해왔기에 '잘 부딪히는 법'을 익히질 못했다.

특히 올해는 몇 몇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힘듦과 다툼이 있었기에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스트레스가 너무 극심하니 우울증이 되고, 대상포진이 올라오고,

정상적인 회사생활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되어 4년 6개월만에 다시 퇴사를 했다.

 

남아도는 시간에 사놓고 읽지않았던 책을 펼쳐보았다.

『모든 관계는 말투에서 시작된다』

아마 인생짝꿍과의 말다툼에서 내 말투를 지적받은 일로 구매한 책이었던 것 같은데 

바쁘단 핑계로 한 번도 펼쳐보질 못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누군가의 말로 상처받고, 기뻐하고, 슬퍼하고, 화가 난다.

말이란 건 해도 문제가 되지만 너무 안해도 문제가 되고, 살아가면서 너무나도 중요한 도구이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그 누구도 알려준 사람이 없고,

심지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부자나 정치인들 조차 말실수로 조롱거리나 뉴스에 나기도 한다.

내가 이전에 겪었던 일이다.

나보다 20살 이상 나이가 드신 분이 내게 아버지의 직업을 여쭤본 일이 있었다.

"현대자동차 공장 다니세요."

"아, 공돌이구나"

이 말을 들었을 때 내 표정은 어땠을지 모르겠다.

"이 사람이 너무 솔직해서 가끔 필터없이 얘기를 해. 너가 이해해라. 그래도 사람이 인간적이야."

옆에 있던 가족분이 그렇게 허허 웃으며 내게 얘기를 했다.

 

이건 솔직한게 아니고 무례한거다.

아무리 나이가 어린 사람에게 하는 말이라해도 상대방의 아버지에 대한 직업을 비하하는 말을 할 수 있을까.

'솔직함'이라는 포장지로 상대방에게 예의없고 무례한 말을 툭툭 내뱉는 그 분과는

심리적 거리감만 멀어졌고 더 이상 대화를 하고싶지 않았다.

 

상대방은 '공돌이'라는 단어가 비하하는 말이라는 것을 몰랐을 수도 있다.

그저 젊은이들이 많이 쓰니까 눈높이에 맞춰 말한 걸 수도 있다.

또는 머리에 떠오르는 단어를 상대방의 기분은 고려치않고 거침없이 내뱉고 그것이 본인이 생각하는 '솔직함'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의 관계를 돌이킬 수가 없게되었다.

 

물론 나 역시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다.

내가 원하는대로 되지 않으면 신경질적이고 공격적인 말투로 바뀐다.

나와 가장 가까운 엄마와 인생짝꿍인 남편이 내게 이 말투를 고치라고 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평생을 함께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

내가 더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요청한거니 스스로가 노력해야지.

 

30년을 넘게 써서 굳어진 버릇이 책 몇번 읽는다고 쉽게 고쳐지겠냐마는

아주 천천히 필사하며 하루 1장씩 읽으며 남편과의 대화에 써보려고 노력한다.

 

물론 이 책이 말에 대한 바이블은 아니고 의아한 내용도 있다.

 

하지만, 말 때문에 누군가에게 오해를 사거나 미움을 받아봤다면

한번쯤은 스스로를 돌이켜보며 가볍게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퇴사 후 자주가는 집 앞 무인 스터디카페:)

 

반응형

댓글